어제 눈이 많이 내려서인지 오늘 아침 축제장은 조금은 한산했다.사람이 적은 시간대의 축제장은 조금 쓸쓸하면서도 조금은 숨을 고를 수 있어서 좋다.오후 세 시가 넘어가자 햇살의 각도가 달라지며 공기가 달라졌다.빛은 여전히 밝았지만, 공기 속에는 분명한 차가움이 스며들었다."아, 이제 다시 추워지는 시간이구나."추위는 사람을 급하게 만든다.계산대 앞에 서 있는 사람들 손이 자꾸 주머니 속으로 숨어들고,카드는 쉽게 나오지 않고, 말은 짧아지고, 표정은 굳어진다.뒤에서는 줄이 길어지고, 앞에서는 손이 떨린다.그때 나는 습관처럼 말했다.“천천히 하세요.”그 말 하나에어떤 사람의 마음이 조금 가라앉고,어떤 사람의 손이 덜 떨리고,어떤 사람의 숨이 한 박자 늦춰진다.그 짧은 순간이 생각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다.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