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결 리더십 다이어리”

“말은 기술이지만, 리더십은 결입니다. 숲의 결로 사람의 마음을 읽고, 부드럽고 따뜻한 리더가 되는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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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시아의 숲정원

산천어축제 둘째 날, 계산대 앞에서 배운 것들

forestella 2026. 1. 11. 21:02

어제 눈이 많이 내려서인지 오늘 아침 축제장은 조금은 한산했다.

사람이 적은 시간대의 축제장은 조금 쓸쓸하면서도 조금은 숨을 고를 수 있어서 좋다.

오후 세 시가 넘어가자 햇살의 각도가 달라지며 공기가 달라졌다.

빛은 여전히 밝았지만, 공기 속에는 분명한 차가움이 스며들었다.

"아, 이제 다시 추워지는 시간이구나."

추위는 사람을 급하게 만든다.

계산대 앞에 서 있는 사람들 손이 자꾸 주머니 속으로 숨어들고,

카드는 쉽게 나오지 않고, 말은 짧아지고, 표정은 굳어진다.

뒤에서는 줄이 길어지고, 앞에서는 손이 떨린다.

그때 나는 습관처럼 말했다.

“천천히 하세요.”

그 말 하나에

어떤 사람의 마음이 조금 가라앉고,

어떤 사람의 손이 덜 떨리고,

어떤 사람의 숨이 한 박자 늦춰진다.

그 짧은 순간이 생각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다.

너무 추운 나머지

어떤 분은 카드 대신 주민등록증을 주시기도 했다.^^

잠깐 멈칫했다가 웃으며 말했다.

“옴마야… 이렇게 귀한 것을 주시는 건가요?”

그 말에 그분도 웃고,

나도 웃고,

뒤에 서 있던 사람도 웃었다.

계산대 앞에서 잠깐 생긴 작은 웃음 하나가 추위보다 오래 남았다.

사실 속으로 는이런 말이 몇 번이고 올라왔다.

“카드 미리미리 준비 좀 부탁 드립니다 …”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다시 꿀꺽 삼켰다.

어렵게 시간 내서,

기대하고, 마음 먹고 찾아온 여행일 텐데,

계산대 앞에서 마음까지 추워지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냥 내가 조금 더 추우면 되지, 그렇게 스스로를 달랬다.

퇴근후

오늘은 유난히 몸이 근질근질하고 마디마디가 노곤노곤하다.

얼음 위에서 하루를 보낸 몸은 저녁이 되니

아이스크림처럼 스르르 녹아내린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힘든데,

싫지 않고, 오히려 재미있다.

사람들 틈에서

웃고, 실수하고, 서두르고, 풀어주고,그렇게 하루가 쌓인다.

아마 나는

산천어보다 사람을 더 많이 건져 올리는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이렇게

축제의 둘째 날이 지나간다.

조용히,

춥게,

그런데 이상하게 따뜻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