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미역국으로 시작했다.
끓여주겠다는 말은 있었지만,
미역줄기를 물에 담가둔 그 장면에서
나는 잠깐 웃고, 잠깐 기가 막혔다.
결국 미역은 내가 다시 불렸고 국도 내가 끓였다.
그래도 이상하게 마음은 상하지 않았다.
기억해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오늘은 그걸로 충분했다.
낮에는 서류를 떼려고
무인기기 앞에서 씨름 씨름을
내가 내가사는 곳 이름을 모르고 있었다니
난 분명 신읍리 이면서 상리라고도 불린다고 들어서 ,
현금만 가능 하다는 기기 앞에서 당황 했지만 요기조기 다 뒤져 털어 넣고
결국 다 해냈다.
뜻밖의 점심식사 초대가 오늘 나의 축하 점심이 되었고,
시골 면내에서 구하기 힘든 케익대신
막 구워 따끈 따끈한 통통한 붕어빵을 앞에 놓고 해피버스데이 노래까지 들었다.
그 순간만큼은 아무 일도 없는 평범한 날이 조금 특별해졌다.
오후엔 오두막으로 돌아와학교 홈페이지를 열어봤다.
아직 때가 아니라는 안내 문구에???
어? 분명 오늘인데..했는데 아뿔사 시간이 늦어버렸다 ㅠㅠ
그래도 11일날이 있으니 슬쩍 안도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하루도 가끔은 필요하니까.
그리고 내일.
막내사위가 춘천 다이닝원을 예약해두었다고 한다.
내일은 모여 앉아 맛있는 걸 먹으며 도란도란 웃음꽃을 피울 참이다.
이렇게 하루를 돌아보니 크게 잘한 일은 없어도
마음이 다치지 않게 오늘을 건너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걸로 충분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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