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다시 걷는 연습
생일축하한다고 딸들과 사위가 다녀간후
UP되었던 기분이 가라 앉자
며칠 동안 마음이 바람 빠진 풍선처럼 축 늘어져 있었다.
아무 일도 안 한 건 아닌데,
제대로 쉰 것도 아닌 애매한 시간들.
오늘은 수강신청이라는 현실을 붙잡고
나는 다시 하루 안으로 들어왔다.
시간표는 솔직히 너무 빡셌다.
그래도 도망치지 않고 자리를 지킨 나를
오늘은 조금 인정해주기로 했다.
점심에는 지인들을 만났다.
거하게 차려진 해물찜으로 입은 행복
가벼운 이야기와 웃음,
그리고 내가 산 커피와 디저트.
그 시간이
나를 조금 살아 있게 만들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나의삼식아저씨 얼굴이 떠올랐다.
그래서 삼겹살을 사고
깻잎과 상추, 청량고추, 파채까지 챙겼다.
오늘 저녁은
해야 해서가 아니라
해주고 싶어서 차린 밥상이었다.
불 앞에서 고기를 굽고
같이 앉아 먹고
괜한 말 없이도 괜찮은 저녁.
오늘 나는
대단한 결심을 한 것도 아니고
삶을 완전히 바꾼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분명한 건 하나다.
나는 오늘,
나를 먼저 살리고
그 다음에 남ㅍ을 챙겼다.
이 순서가 맞았던 하루.
그래서 조금, 생기가 돌아온 하루.
이런 날 하나면
다시 또 며칠을 걸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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