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들은 참 영리했습니다.뽑히는 순간이 오면줄기를 뚝 끊어버리고,뿌리만이라도 흙속에 꼭 숨겼습니다.“몸통은 내줘도 뿌리는 지킨다!”그것은 풀들이 오래전부터 배워온작고도 질긴 생존 작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린 두릅은 달랐습니다.줄기는 아직 연했고,뿌리도 가늘고 여렸습니다.잎은 햇빛을 향해 막 펼쳐지고 있었고,흙냄새 묻은 작은 몸은 풀들 사이에 가만히 섞여 있었습니다.멀리서 보면 풀인지, 두릅인지쉽게 알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오늘도 이른 아침, 루시아는 두릅밭에 앉아정신없이 풀을 뽑고 있었습니다.쑥, 쑥, 쑥.닭의장풀도 뽑고,나팔꽃 줄기도 걷어내고,이름 모를 풀들도 한 움큼씩 뽑아냈습니다.풀들은 손끝에서 쉽게 끊어지기도 하고,뿌리째 딸려 나오기도 했습니다.루시아의 손은 바빴습니다.“이대로 두면 두릅 숨 막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