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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stella 님의 블로그

한 사람이 품은 꿈은 학교가 되었다 | 최명재 회장을 기억하며 본문

🌿 “숲결 리더십 다이어리”

한 사람이 품은 꿈은 학교가 되었다 | 최명재 회장을 기억하며

forestella 2026. 10. 3. 09:51

기억해야 할 사람, 최명재 회장

가끔 그런 사람이 있다.

한 시대를 살아가면서자신이 가진 것을 자기 삶에만 쓰지 않고다음 세대에게 남겨주는 사람.

내게는최명재 회장님이 그런 분이다.

 

 나는 내 아이들을 키우면서 파스퇴르 분유를 먹였고,
그때 나는 그 회사가 참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우유를 만드는 방식 하나에도'조금 더 좋은 것을 만들겠다'는 고집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그 이름 뒤에 있는 사람이 최명재 회장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분은 단순히 우유회사를 만든 기업인이 아니었다.

그에게는 훨씬 오래된 꿈이 있었다.

교육이었다.

 

최명재 회장님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땅을 팔아 학교를 세우는 모습을 보며 교육의 의미를 마음에 품었다고 한다.

최명재 회장님의 아버지 최현묵 선생은
1936년, 일제강점기에 전답을 팔아 사립 보통학교를 세운 분이었다고 한다.
회장님은 그 아버지로부터
학교를 세우겠다는 꿈을 물려받았다.

 

그 마음은 훗날 자신의 삶을 통해 다시 이어졌다.

사업을 하며 돈을 벌었지만 그 돈을 자신의 부와 명예를 키우는 데만 쓰지 않았다.

그는 교육을 위해 자신의 재산을 쏟아부었다.

그리고 마침내 1996년, 강원도 횡성의 깊은 산자락에 민족사관고등학교를 세웠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민사고다.

 

민사고 학생들이 한복을 입고 학교를 오가는 모습을 보면 나는 가끔 묘한 마음이 든다.

그들의 졸업 사진을 보면서 옛날 독립군을 배출하는 장면 같기도 하다는 생각을 잠시.^^

한복을 입은 아이들이
산 아래로 하나둘 걸어가는 모습.

그 뒤에는 최명재 회장님이 평생 품었던 생각이 있었다.

민족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우자.

그래서 민사고의 교육은 처음부터 조금 달랐다.

그저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다.

민족의 정신을 가슴에 품고 세계로 나아가는 사람.

자신의 출세만을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학문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자기 삶을 살아가는 사람.

 

이것이 최명재 회장님이  생각했던 교육이었다.

민족의 정신을 가슴에 품은 사람.
학문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
자기 길을 찾아 자기 삶을 살아가는 사람.

최명재 회장님이 학교에 새기고 싶었던 것은 합격자 명단이 아니라이런 사람의 모습이었다.

학교의 정신을 담은 말,

"민족을 가슴에, 세계를 품 안에."

나는 이 문장이 참 좋다.

 

그런데
사람의 뜻은 언제나 순탄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파스퇴르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민사고 역시 큰 어려움에 부딪혔다.

학교를 계속 운영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시기가 있었다.

그때 선생님들이 급여를 받지 못하면서도 학교를 지켰고,학부모들도 학교를 위해 힘을 보탰다고 한다.

학교가 살아남았다는 것은 단순히 한 기업인의 돈만으로 이루어진 일이 아니었다.

그가 시작한 뜻에 사람들이 함께 마음을 보탰던 것이다.

그 모습을 생각하면
최명재 회장님이 남긴 것은 학교 건물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사람에게 뜻을 이어주는 일. 그것이 아닐까.

 

나는 가끔 생각한다.

사람이 평생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고 재산을 모으는 것은 결국 무엇을 위해서일까.

물론 가족을 위해서이고 내 삶을 조금 더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서일 것이다.

나 역시 평생 그렇게 살아왔다.

그런데 만약 언젠가내가 내 힘으로 다 쓸 수 없을 만큼의 것을 갖게 된다면,

나도 그때는 내가 믿는 어떤 곳에 기꺼이 남겨주고 싶다.

 

누군가에게는 교육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숲일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사람의 삶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드는 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얼마를 남겼느냐보다 무엇을 위해 남겼느냐일 테니까.

그래서 내 마음속에서
최명재 회장님은 한국의 록펠러 같은 분으로 남아 있다.

 

내가 그렇게 느끼는 이유는 단 하나다.

자신이 일군 부를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으로 돌려놓았기 때문이다.

 

2022년,
최명재 회장님은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횡성의 산자락에는지금도 학교가 서 있고,
한복을 입은 아이들이 오늘도 그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우유를 만든 사람이었지만 결국 더 오래 남는 것을 만들었다.

사람을 키우는 학교.

그러나 뜻은 저절로 이어지지 않는다.
누군가 기억하고,누군가 지켜내야 이어진다.

민사고가 어려운 시간을 지나왔듯 앞으로도 쉬운 길만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나는 바란다.

그 산자락의 학교가
회장님이 평생 품었던 그 철학,"민족을 가슴에, 세계를 품 안에"이 마음을 끝까지 잃지 않기를.

 

그리고 그 안에서 자란 아이들이또 다른 누군가의 꿈을 이어가는어른으로 자라나기를.

오늘 나는그분을 다시 기억해본다.

기억해야 할 사람,
최명재 회장.

 

한 사람이 평생 품었던 꿈이 다음 세대의 삶 속에서 계속 살아가는 것.

어쩌면 그것이
사람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유산인지도 모르겠다.

돈을 남긴 사람이 아니라, 뜻을 남긴 사람. 그 뜻이 민사고에서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바라며,

나는 최명재 회장님을 기억합니다.

 

ㅡ 여성임업인 루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