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은
오소리가 배로 밀고 다녀서 생긴 길이라는 말을
누군가에게서 들은 적이 있다.
오소리는 다리가 짧고
배가 통통해서
정말 그럴 듯했다.
그래서 나는
아무 의심 없이 그 말을 믿었다.
아주 콱.
나중에야 알았다.
그 이야기는 틀렸다고.
오솔길의 ‘오솔’은
작고 가늘다는 뜻에서 온 말이지
오소리와는 상관이 없다고.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을 버리고 싶지 않았다.
오소리가
배를 바닥에 대고
숲을 느릿느릿 지나가는 모습이
자꾸 떠올랐기 때문이다.
급하지도 않고
똑바로 가지도 않고
그저
몸이 닿는 만큼만
숲을 밀고 나아가는 모습.
그게 꼭
사람이 나이 들어
걷는 방식 같아서였다.
우리는 어릴 때
다리가 길고
속도가 빠를수록
잘 산다고 배운다.
직선이 효율이고
지름길이 똑똑한 선택이라고.
그런데
숲을 오래 다니다 보니
나는 점점
오소리 같은 걸음을 이해하게 된다.
배로 밀고 가듯
몸으로 길을 느끼며
구불구불 돌아가도
결국은
자기 자리에 닿는 방식.
틀린 이야기지만
버리고 싶지 않은 말들은
대개 그런 힘이 있다.
사실이 아니어도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고
오히려
조금 부드럽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숲의 오솔길을 걸으며
생각한다.
이 길이
오소리가 냈든
사람이 냈든
중요한 건
누군가가
급하지 않게 지나갔다는 사실이라고.
어쩌면
우리가 살아온 인생길에도
이런 오솔길 같은 말들이
몇 개쯤은 필요하지 않을까.
틀렸지만
따뜻해서
차마 버릴 수 없는 말들.
나는 그런 말들을
조용히
마음 한쪽에 남겨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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