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딱 굳어버린 날이었다.
목 아래, 팔이 시작되는 그 지점이 찌뿌드드하게 아파서 자꾸 몸을 뒤로 젖혔다.
그러면 잠깐 시원했고, 다시 욱신거렸다.
손님이 잠시 뜸해진 틈에 스트레칭을 하며 계산대에 섰다.
그런데…
거스름돈 4천 원을 건네며, 나는 “돈 네 마리 가져가세요.”
순간,
손님이 먼저 빵 터졌고 나도 멋쩍게 웃었다.
아, 내가 좀 몽롱하긴 몽롱했구나.
산천어를 세고, 돈을 세고, 사람을 세고…
하루 종일 숫자와 손과 말 사이를 오가다 보니
머릿속이 잠깐 얼어붙은 모양이다.
그래도 다행히 그 웃음이 계산대 위를 잠깐 따뜻하게 덮어주었다.
조금 뒤, 신랑에게 쌍화탕 좀 데워 달랬더니두 병을 왕창 데워다 주었다.
“하나로 되겠어?” 하는 말은 없었지만
병 두 개에 이미 그 마음이 들어 있었다.
뜨끈한 쌍화탕을 천천히 마시니어깨가 “아…” 하고 숨을 쉬는 것 같았다.
딸기 샌드를 난로 위에 올려 살짝 녹여 먹고,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오뎅도 서너 개 덜어 먹었다.
살이 찌겠다는 걱정이 잠깐 스쳤지만, 나는 살을 찌우는 사람이 아니라 몸을 살리는 사람이다.
밤에는 춘천으로 온천을 갔다.
42.5도.
발을 넣자마자너무 뜨거워서 개구리처럼 바로 튀어나왔다.
그래도
살짝 들어갔다 나오고, 또 들어갔다 나오고,
서너 번을 반복했다.
그러고 나니 그 stubborn 하던 어깨가 조금 가벼워졌다.
세신대에 누웠다.
예전엔 늘 이런 생각을 했었다.
‘나는 지금 도마 위에 올라간 생선 같다는생각.’
그런데 요즘은 생각이 바뀌었다.
그저 조용히 속으로 말한다. “나를… 부드럽게만 씻어주시게요.”
몸을 물건처럼 쓰는 나에서 몸과 함께 살아가는 나로 조금 옮겨온 느낌.
돈 네 마리라는 말실수도,
쌍화탕 두 병도,
42.5도의 뜨거운 물도,
다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오늘의 나는
잘 버텼고,
조금 웃었고,
그리고 스스로를 데워주었다는 것.
이 정도면 충분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