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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stella 님의 블로그

산림생태학 7주차|숲은 경쟁하면서도 함께 살아간다 ㅣ 산림 내 생물 간 상호작용 본문

🌿 산림치유를 공부하며

산림생태학 7주차|숲은 경쟁하면서도 함께 살아간다 ㅣ 산림 내 생물 간 상호작용

forestella 2026. 10. 18. 09:11

들어가며

10월 17일, 양양 캠퍼스의 숲에서 서민환 교수님을 직접 뵈었습니다.

강의실에서 슬라이드로만 보던 상호작용 이야기를

낙엽 깔린 숲 바닥에 앉아, 때로는 고개를 젖혀 나무 위를 올려다보며 들었습니다.

교수님의 손짓 하나, 말씀 한마디에 모두가 수첩과 휴대폰을 들고 귀를 기울이던 그 열기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단풍나무와 소나무가 어우러진 그 숲은 이번 주 주제인 '경쟁하면서도 함께 살아가는 숲'을 그대로 보여 주는 교실이었습니다.

이번 7주차 강의는 제3장 산림 내 상호작용입니다.

숲에는 빛과 물, 양분과 공간을 두고 끊임없이 경쟁하는 생물이 있고,

서로 돕는 생물이 있고, 남의 양분을 빼앗아 사는 생물도 있습니다.

숲을 이해한다는 것은 나무 한 그루의 생장만 보는 일이 아닙니다.

그 나무가 어떤 생물, 어떤 환경과 관계를 맺는지 보는 일입니다.

교수님은 이 장의 핵심 개념으로 경쟁배제, 생태지위, 먹이그물, 공진화, 균근, 질소고정 여섯 가지를 제시하셨습니다.

글을 읽으며 이 여섯 단어를 찾아보세요.

강의는 두 갈래로 나뉩니다.

  • 3.1 생물과 생물의 상호작용: 경쟁, 포식, 공생, 기생, 중립
  • 3.2 생물과 환경의 상호작용: 수분, 양분, 공기, 빛, 온도

생물 간 상호작용과 생물–환경 상호작용이 함께 생물의 분포와 풍부도(어디에, 얼마나 많이 사는지)를 결정합니다.

1.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무대 — 서식지와 숲의 층

산림생태계의 환경은 두 가지입니다.

동물·식물·미생물로 이루어진 생물적 환경과 빛·온도·양분·수분·기후로 이루어진 비생물적 환경입니다.

기후·지형·온도·강우·토양에 연중 이용할 수 있는 먹이와 자원이 함께 작용합니다.

여기서 개체들은 경쟁·포식·상리공생으로 얽히며 생존하고 적응하고 진화합니다.

그 효과는 개체에서 개체군, 군집으로 커집니다. 산불이나 가뭄 같은 교란은 상호작용의 강도와 방향을 바꾸는 중요한 변수입니다.

숲은 높이에 따라 층마다 주인공도 다르고 우세한 관계도 다릅니다.

  • 수관 위(조류, 곤충): 경쟁·기생·포식
  • 수관(조류, 지의류, 이끼, 곤충): 경쟁·기생·공생
  • 줄기(곤충, 곰팡이, 덩굴식물): 경쟁·기생·포식
  • 하층(내음성 식물, 포유류, 파충류 등): 경쟁·기생·포식
  • 임상(숲 바닥): 경쟁·기생·포식
  • 토양 속(곰팡이, 뿌리, 미생물, 소동물): 공생·기생·포식

층마다 빛·수분·양분·먹이가 다르기 때문에 생태지위(niche, 니치: 한 생물이 숲에서 차지하는 자리와 역할)가 나뉩니다.

땅 위에서는 경쟁이, 땅속에서는 공생이 두드러지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2. 두 생물 사이의 관계를 기호로 읽기

기호는 (왼쪽 종, 오른쪽 종) 순서로 읽습니다. +는 이익, −는 손해, 0은 영향 없음입니다.

  • 경쟁 (−, −): 같은 자원을 두고 다퉈 둘 다 손해. 소나무와 참나무.
  • 포식 (+, −): 한 종이 다른 종을 잡아먹어 이익. 올빼미와 들쥐.
  • 기생 (+, −): 숙주를 죽이지 않고 계속 양분을 빼앗음. 겨우살이와 참나무.
  • 상리공생 (+, +): 양분을 교환해 둘 다 이익. 균근균과 소나무.
  • 편리공생 (+, 0): 한 종만 이익이고 다른 종은 영향 없음. 수목에 붙어 사는 이끼.
  • 편해공생 (−, 0): 한 종만 손해이고 다른 종은 영향 없음. 호두나무가 내는 타감물질(allelochemical, 알렐로케미컬: 다른 식물의 생장을 억제하는 화학물질)에 영향을 받는 초본.
  • 중립 (0, 0): 서로 아무 영향이 없음. 고사리와 딱따구리가 예로 나왔습니다.

소나무와 참나무는 땅 조건에 따라 관계가 달라집니다.

  • 척박한 산림에서는 소나무가 참나무·진달래·철쭉·쇠물푸레나무와 공존합니다.
  • 비옥한 산림에서는 빛을 두고 격심하게 경쟁하다 소나무가 피압(눌려서 밀려남)되어 사라집니다.

한라산 사례도 있었습니다.

슬라이드에는 한라산 산림면적 중 제주조릿대 피복이 약 95%라고 나와 있고,

희귀식물이 큰 피해를 입고 상층의 구상나무·주목도 원인을 알 수 없이 쇠퇴한다고 소개됐습니다.

교란 후 상호작용의 역사가 짧을수록 강도가 세고, 시간이 지나면 이로운 공생은 늘고 해로운 상호작용은 줄어듭니다.

이것이 공진화의 방향입니다.

3. 경쟁 — 숲에서 가장 치열한 관계

경쟁(competition, 컴페티션)은 개체끼리 또는 종끼리 같은 자원을 두고 다투는 일입니다.

텃세와 세력권, 영역권을 확보하는 일도 경쟁과 관련이 있습니다. 경쟁의 강도는 이렇게 정해집니다.

  • 생태계에 자원이 얼마나 있는가
  • 생물들이 자원을 얼마나 함께 쓰는가
  • 생태지위가 비슷할수록(중첩이 클수록) 경쟁이 치열함

경쟁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 자원 고갈(exploitation, 익스플로이테이션): 자원을 먼저 써 버려 상대의 이용을 막음
  • 간섭(interference, 인터피어런스): 상대가 자원을 못 얻도록 직접 방해함. 상층목이 그늘을 드리워 하층식물이 빛을 못 받는 경우

경쟁배제의 원리 (핵심 개념)

경쟁 결과, 같은 자원을 쓰는 두 종 이상은 같은 장소에서 공존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현실의 숲에는 수많은 종이 함께 삽니다.

자연에서는 경쟁 없이 고유한 생태지위를 확보하기가 불가능하고 경쟁·포식·기생이 늘 존재하는 현실지위에서,

생물이 경쟁을 피하며 공존하기 때문입니다.

종내경쟁과 자기솎음

같은 종 개체끼리의 경쟁이 종내경쟁(intraspecific competition)입니다.

개체 수가 늘고 개체가 커질수록 먹이 소모가 늘어 경쟁이 심해지고, 출생률은 낮아지고 치사율은 높아집니다.

그 결과 일부 개체가 사라져 밀도가 줄어듭니다.

이것이 자기솎음입니다. 작은 개체 다수가 큰 개체 소수로 바뀌는 것이 임분 변화의 전형입니다.

종간경쟁과 C-S-R 전략

종간경쟁(interspecific competition)은 서로 다른 종 사이의 경쟁입니다.

지위가 같은 두 종은 배타적이고, 열등한 경쟁자는 사라질 수 있습니다.

한라산의 시로미 같은 자생식물이 경쟁배제로 사라지고 있다는 예가 나왔습니다.

식물이 경쟁을 이겨내거나 피하도록 진화한 생활사 전략이 C-S-R 모델입니다. 종마다 세 전략의 조합이 다릅니다.

  • C(경쟁형): 자원이 풍부하고 교란이 적은 곳
  • S(스트레스 내성형): 척박하고 열악한 환경
  • R(교란 적응형, ruderal 루더럴, 잡초형): 잦은 교란에 빠른 번식

그 밖에 생물계절학적 특성, 형태적 변이, 타감작용, 상리공생도 경쟁을 극복하거나 피한 진화의 결과입니다.

경쟁을 피해 함께 사는 법 — 생태지위 분화

  • 자원 분할: 소나무를 먹이로 삼는 곤충들이 잎·가지·줄기·뿌리·구과·순을 나눠 먹으며 경쟁을 피합니다.
  • 시공간적 분화: 시간과 공간을 달리해 공존합니다.
  • 공존 조건: 자원이 충분하거나, 종내경쟁이 종간경쟁보다 더 심할 때(개체 수가 늘지 않으니 공존 가능)
  • 생활사 맞교환(trade-off, 트레이드오프: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내주는 관계): 자손 수가 많아지면 종자 크기가 작아져 생존율과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현장 연결 — 풀베기와 솎아베기

조림 초기에는 묘목이 작고 간격이 넓어 경쟁이 적지만, 자라면서 수관이 맞닿으면 경쟁이 심해집니다.

  • 풀베기(하예): 잡초·관목이 수분과 양분을 빼앗지 않도록 제거
  • 솎아베기(간벌): 개체 간 또는 수종 간 경쟁을 완화하고, 남은 나무의 자원 이용 효율을 높여 생산성을 유지·향상
  • 임분 발달 4단계: 임분시작 → 수간배제 → 하층재진입 → 노령림

화천 농장에서 묘목을 키우거나 숲을 가꿀 때

풀베기와 솎아베기 시기를 잡는 일이 바로 경쟁을 관리하는 일이라는 점이 와닿았습니다.

4. 포식 — 먹고 먹히며 만들어지는 숲

포식(predation)은 살아 있는 먹이를 잡아먹는 행동이고, 보통 먹힌 쪽이 죽습니다.

다만 초식동물은 식물의 일부만 먹는 경우도 많습니다. 먹이 종류에 따라 육식, 초식, 잡식으로 나눕니다.

먹이그물과 영양단계 (핵심 개념)

먹이그물(food web, 푸드 웹)은 먹고 먹히는 관계를 그물처럼 그린 것입니다.

생산자(참나무 잎, 종자·풀) → 1차 소비자(애벌레, 다람쥐, 고라니) → 2차 소비자(박새, 뱀) → 3차 소비자(매) 순이고,

분해자는 사체와 낙엽을 분해해 양분을 순환시킵니다.

먹이그물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합니다.

길드(guild, 길드: 같은 먹이를 비슷한 방식으로 쓰는 종의 무리)라는 개념도 나왔습니다.

에너지는 단계를 올라갈수록 줄어듭니다.

각 영양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전이되는 비율, 즉 생태적 효율은 5~2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호흡열로 쓰입니다.

그래서 고차 단계를 유지하려면 1차생산량이 아주 많아야 하고, 이를 영양 피라미드라 부릅니다.

포식자와 피식자의 군비 경쟁

포식자와 피식자는 서로에게 적응하며 공진화합니다.

  • 피식자의 방어: 독소 분비, 경계색, 의태, 위장, 빨라지는 속도, 발달한 감각계
  • 포식자의 포획: 위장, 감각계, 속도, 힘, 몸 구조, 독 처리, 내독성
  • 피식 회피 전략: 큰 몸집, 큰 무리, 은신, 독성, 포식자 포만시키기

식물도 방어합니다.

상처가 나면 즙액을 분비해 상처를 치유하는 동시에 포식자에게 피부 발열을 일으키고,

독을 분비해 포식자가 토하거나 죽게 하기도 합니다.

이 부분에서 은행나무, 미국산사나무, 가래나무, 오갈피나무, 혹쐐기풀, 개암나무, 리톱스 같은 식물 사진이 함께 소개됐습니다.

포식의 생태적 의미

초식동물이 하층식생을 조절하면 종 간 경쟁이 줄고 새로운 종이 들어올 수 있어,

결과적으로 생물다양성이 높아집니다.

포식의 결과는 포식자와 피식자의 상호 기능반응, 피식자의 방어, 공진화, 환경저항이 함께 정합니다.

5. 공생 — 함께 살아야 사는 관계

공생(symbiosis, 심바이오시스)은 두 생물종이 아주 밀접하게 사는 일입니다.

  • 절대적 공생: 반드시 함께 살아야 하는 관계. 뿌리혹의 질소고정균, 균근, 지의류, 말미잘과 흰동가리, 쇠뿔아카시아와 개미.
  • 임의적 공생(원시협동): 서로 이익은 있지만 의존하지는 않는 관계. 꿀잡이새와 벌꿀을 따는 포유동물(오소리나 인간).
  • 형태로는 둘이 짝을 이루는 짝형과 여러 종이 얽히는 복수형이 있고, 산림에는 복수형이 흔합니다.

질소고정 (핵심 개념)

대기에는 질소가 풍부하지만 식물은 그대로 쓰지 못합니다.

질소고정은 미생물이 대기 질소를 식물이 쓸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일입니다.

연간 고정량(kg N/ha/yr)은 이렇게 다릅니다.

  • 독립생활 질소고정균(Azotobacter 아조토버터, Clostridium 클로스트리디움, Azospirillum 아조스피릴룸): 0.3~25
  • 콩과식물과 공생하는 리조비움(Rhizobium, 뿌리혹박테리아) 등 6속 35종: 150~300
  • 비콩과식물과 공생하는 프란키아(Frankia, 방선균): 39~84
  • 시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 남세균)와 지의류: 2~300

콩과와 비콩과는 이렇게 다릅니다.

  • 콩과(싸리나무속, 칡속, 아까시나무속 등 16속): 리조비움, 1년생 둥근 혹
  • 비콩과(오리나무속, 보리수나무속, 소귀나무속 등 국내외 8과 25속): 프란키아, 다년생 산호 모양 혹
  • 양수인 콩과식물은 척박한 땅의 개척자로 질소와 유기물을 늘리고 천이 초기를 이끌어 후기 종이 자리 잡게 돕습니다.
  • 프란키아 공생 비콩과식물은 열악한 훼손지를 복원하는 데 쓸 수 있습니다.

균근 (핵심 개념)

균근(mycorrhizae, 마이코라이자: myco 곰팡이 + rhiza 뿌리)은 곰팡이와 식물 뿌리의 공생체입니다.

식물은 광합성으로 만든 탄수화물을 주고, 균류는 수분과 양분을 가져다줍니다.

  • 이동성이 적은 양분(인산, 암모늄태 질소, 아연, 구리)과 수분 흡수를 촉진
  • 잔뿌리 발달, 불리한 환경에서 뿌리 보호
  • 토양 속 탄소·양분 순환, 토양입단 구조 발달
  • 송이·능이·덩이버섯 같은 값진 균근성 버섯 생산
  • 육상식물의 97%가 균근을 형성합니다.
  • 항상 이익만 주는 것은 아니고 상리공생부터 편리공생까지 범위가 넓음
  • 생물다양성 보전, 훼손지 복원, 비료·농약 절감에 활용

삼자공생 — 식물·질소고정균·균근균

질소고정에는 에너지와 인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질소고정식물은 질소고정균과 균근균을 함께 두고 질소와 인산을 모두 공급받습니다.

기주식물은 광합성 탄수화물을, 질소고정균은 질소를, 균근균은 인산과 수분을 내놓습니다.

프란키아를 접종한 오리나무 묘목은 생장이 40~60% 늘었다고 합니다.

다만 광량, 수분, 질소 공급량에 따라 공생균의 기여도는 달라집니다.

화분 매개, 종자 전파, 보호자 공생

  • 화분 매개(수분): 곤충·새·바람이 꽃가루를 옮깁니다. 매개자는 꿀과 꽃가루를 얻고, 식물은 유전적으로 다양한 종자를 얻습니다. 식물은 빛깔, 향기, 꿀로 매개자를 유인하며 함께 진화했습니다. 겨울에 꽃 피우는 동백나무와 동박새가 좋은 예입니다.
  • 종자 전파: 식물은 동물이 좋아하는 과육이나 탄수화물 많은 종자(잣나무, 참나무류)로 전파를 유도합니다. 다람쥐가 땅에 묻어 둔 도토리 중 먹히지 않은 것이 싹을 틔워 참나무가 됩니다.
  • 보호자 공생: 개미는 진딧물에게서 감로(당분 많은 액체)를 얻고, 진딧물은 개미의 보호를 받습니다. 모든 개미와 진딧물이 그런 것은 아니고 종과 환경에 따라 다릅니다.

꿀벌 이야기

슬라이드에는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몇 년 안에 사라진다(아인슈타인?)"는 문구에 물음표가 붙어 있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실제로 했다는 신뢰할 만한 증거는 없고, 꿀벌이 모든 식물을 수분시키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꽃가루 매개자의 감소가 생태계와 농업에 영향을 준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원인은 응애, 말벌, 농약, 지구 온난화, 서식지 감소, 질병 등으로 거론됩니다. 세계 벌의 날은 매년 5월 20일입니다.

6. 기생 — 죽이지 않고 빼앗는 관계

기생(parasitism, 패러시티즘)은 기주의 활력을 떨어뜨리지만 기주를 죽이지 않고 영양을 빼앗는 관계입니다.

기주가 살아 있어야 함께 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나치면 기주가 약해져 생육장해, 2차 감염, 불임, 경쟁력 상실로 이어집니다.

  • 새삼(Cuscuta, 쿠스쿠타): 광합성을 하지 않고 기주에게서 에너지와 영양소를 얻으며 병원균도 옮깁니다.
  • 겨우살이: 광합성을 하지만 물과 영양소는 기주에게서 얻습니다.

식물의 방어 — 기존적 방어와 유도적 방어

  • 기존적(既存的) 방어: 침입 전부터 있는 방어. 코르크층 수피, 잎의 왁스층, 페놀화합물, 타닌, 파이토안티시핀(phytoanticipin)
  • 유도적(誘導的) 방어: 침입 후 만드는 방어. 코르크층, 이층, 전충체, 페놀화합물, 파이토알렉신(phytoalexin), 조직을 괴사시키는 과민성 반응(잎의 겹무늬 병징), 저항성 유전자

기주는 저항성으로, 기생생물은 병원성으로 공진화해 왔고 자연선택은 서로 죽이지 않는 약한 기생 쪽으로 이끌었습니다.

기주가 죽는 때는 두 가지입니다.

기생생물을 만난 적이 없어 공진화하지 않았거나, 기생생물이 지나치게 많이 침입한 경우입니다.

7. 피톤치드와 생물적 방제

피톤치드(phytoncide, 피톤사이드: phyton 식물 + cide 죽이다)는

식물이 병원균과 해충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고 내뿜는 휘발성 물질로, 주성분은 테르펜류(α-피넨, 리모넨 등)입니다.

  • 1930년 러시아 생화학자 토킨(B. P. Tokin)이 명명
  • 1982년 일본 임야청이 '산림욕'을 제창해 확산
  • 강의 자료에서 소개한 효과: 항균·살균, 스트레스 완화(코르티솔 감소), 면역력 증진(NK세포 활성), 소취와 해충 기피
  • 침엽수가 활엽수보다 많이 방출하고, 편백이 최상위. 삼나무, 소나무·잣나무(주성분 α-피넨), 구상나무·전나무도 방출량이 높음
  • 방출량은 초여름~여름, 한낮 전후에 가장 많음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모든 피톤치드가 모든 병원균과 해충을 막는 것은 아니고,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물질의 종류, 농도, 노출 조건에 따라 달라집니다.

산림치유 현장에서 효과를 설명할 때 과장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물적 방제(biological control, 바이올로지컬 컨트롤)는 병해충과 잡초를 억제하려고 기생생물이나 천적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솔잎혹파리먹좀벌을 사육해 산림에 방사한 적이 있습니다.

효과적인 방제 생물의 조건은 환경 적응력, 기주 탐색력, 높은 개체군 성장률, 분산력, 해충과의 공진화입니다.

다만 과기생, 중기생, 공기생 같은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예기치 않은 일이 생길 수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동물이 숲에 미치는 영향도 있습니다.

잎·열매·수피를 먹고 줄기를 부러뜨려 숲틈을 만들고 종자를 퍼뜨립니다.

수목의 방어로는

가시·침·털, 수지·개미산, 독성물질, 소화를 방해하는 타닌,

그리고 종자 풍년에 섭식 동물을 포만시켜 먹히는 비율을 줄이는 전략이 있습니다.

8. 중립, 진화, 공진화

중립(neutralism)은 두 종이 서로 영향 없이 공존하는 상태로, 생태지위가 완전히 달라야 하고 정확한 관찰은 쉽지 않습니다.

건조하고 척박한 소나무림에서 철쭉·진달래와 소나무가 중립으로 공존하는 것이 예로 나왔습니다.

같은 숲에 산다는 것만으로 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고, 실제로 서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 봐야 합니다.

 

진화(evolution, 에볼루션)는 오랜 세대에 걸쳐 환경에 적응하며 형태, 구조, 유전적 형질이 바뀌는 과정입니다.

공진화(coevolution, 코에볼루션)는 꿀을 만드는 식물과 꽃가루를 옮기는 곤충처럼 한쪽이 변하면 다른 쪽도 변하는 관계입니다.

식물은 꽃 모양과 꿀이 변하고 곤충은 몸과 입 모양이 변했습니다.

모든 상호작용이 공진화는 아닙니다. 서로에게 선택 압력이 되어야 합니다.

환경 변화에 대한 집단의 모습은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 생태형(ecotype, 에코타입): 뚜렷이 구분되는 집단. 다른 종으로 분화하기도 함
  • 적응형(ecophene, 에코핀): 분화하지 않고 환경에 맞게 모습만 변한 것
  • 생태경사형(ecocline, 에코클라인): 환경이 점진적으로 변할 때 형질도 점진적으로 변하는 것(예: 해발고도, 기온)

기후변화, 자연재해, 산불 같은 교란은 생물의 생장 잠재력을 떨어뜨리는 환경저항으로 작용합니다.

9. 생물과 환경의 상호작용 

이제 시선을 환경으로 돌립니다.

나무는 이웃 생물뿐 아니라 물, 양분, 공기, 빛, 온도와도 관계를 맺습니다.

수분 — 흙에서 하늘로 이어지는 물길

  • 숲의 물은 토양–수목–대기 연속체로 순환합니다. 뿌리로 빨아올린 물의 95~99%는 기공으로 대기에 나가고, 나머지 1~5% 가운데 0.1~1%만 광합성과 생화학 반응에 쓰입니다. 그 밖에는 팽압(세포가 팽팽함을 유지하는 압력) 유지와 변재부 저장에 쓰입니다.
  • 연간 증산량은 280~1,570mm로 연간 강우량의 21~93%입니다. 단위무게당 증산량은 활엽수가 크지만, 잎의 양은 침엽수가 약 4배 많아 임분 단위로는 차이가 작습니다.
  • 강우차단(rainfall interception, 레인폴 인터셉션: 수관 잎과 수피에 묻어 땅에 닿지 못하고 증발하는 비): 연간 180~460mm. 비가 적게 올수록 차단율이 높아 3~6mm 이하에서는 약 40%, 15~20mm에서는 약 17%입니다.
  • 수우(fog drop, 안개 물방울): 안개와 구름의 수증기가 잎·가지·줄기에 응결해 총강우량의 10~40%에 달합니다. 해안에서는 염분이 섞여 있어 곰솔, 보리밥나무처럼 적응한 나무만 삽니다.

물이 너무 많을 때: 오래 잠기면 토양 산소가 부족해 뿌리가 죽습니다.

  • 내침수성 강함: 낙우송, 참꽃단풍, 흑물푸레나무, 미국낙엽송, 흑버들
  • 중간: 양버즘나무, 대왕참나무, 네군도단풍, 미루나무
  • 약함: 소나무속, 백합나무, 설탕단풍, 가문비나무속, 미국흰참나무
  • 낙우송은 호흡근이 물가 쪽에서 더 크게 발달하고, 맹그로브는 기근으로 산소를 얻으며 파도에 견딥니다. 맹그로브 종자는 가지에 매달린 채 발아한 뒤 떨어져 바닥에 꽂히면 바로 뿌리를 내립니다.

물이 부족할 때: 뿌리에서 만든 아브시스산(abscisic acid, 앱시직 애시드)이

잎으로 전달되어 기공이 닫히고 물 소비가 줄어듭니다.

더 부족하면 초기위조점에서 시들기 시작하고, 심하면 영구위조점에 이릅니다.

건조에 버티는 전략

  • 수분 손실 줄이기: 기공의 왁스층, 함몰된 기공, 오그라진 잎, 밤에 기공을 열어 CO₂를 고정하는 칼랑코에
  • 저장과 흡수: 선인장·유포르비아의 다육질 잎과 줄기, 괴경, 깊은 뿌리(메스키트, 아카시아), 지하수층 아래에서 흡수(협죽도), 잎 털로 수분 흡수(틸란드시아)
  • 건성식물의 구분(슬라이드 배치 기준): 건조탈출(기능을 멈추고 우기에 생활사를 완성), 건조회피(수분절약형 다육식물, 수분소비형인 수목 대부분), 진정내건성(소나무·은행나무·상수리나무 등, 증산억제능력)
  • 형태적 적응은 키 생장 감소, 작고 두꺼운 잎, 털·각피·왁스층 발달, 기공 소형화와 밀도 감소, 책상유세포 증가, 뿌리 확장입니다. 생리적 적응은 세포 내 당 축적, 삼투퍼텐셜 낮추기, 증산·광합성 속도 조절, 위조점 저항력 강화, 조기 개화입니다.

양분 — 질소와 인이 열쇠

  • 질소·인·칼륨 등 10대 영양소와 미량원소가 꼭 필요합니다. 산림에서 특히 부족하기 쉬운 것은 질소와 인이고, 칼륨·칼슘·황은 토양광물에서 나와 상대적으로 덜 부족합니다.
  • 질소는 아미노산, 단백질, 효소, 유전자, 엽록체의 기본 재료입니다. 인은 유전자의 성분이며 ATP·NADPH가 되어 에너지 저장과 전달을 맡습니다.
  • 나무는 낙엽이 되기 전 잎에서 질소를 회수합니다. 살아 있는 잎에는 죽은 잎보다 질소가 약 2배 들어 있습니다.
  • 양분이 부족하면 뿌리 생장을 촉진해 뿌리/지상부 비율이 올라갑니다. 질소가 늘면 지상부로 탄소를 더 보내 이 비율이 줄고, 굵은 뿌리는 늘지만 잔뿌리와 곰팡이균 감염률은 줄어듭니다.

6주차에 배운 리비히 최소량의 법칙과 이어지는 부분입니다.

가장 부족한 양분이 생장을 정한다는 원리가 질소와 인에서 그대로 나타납니다.

공기 — 뿌리도 숨을 쉽니다

뿌리도 호흡해야 생장하고 물과 양분을 흡수합니다.

산소 확산 속도는 물속에서 공기 중의 1/10,000로 느립니다. 뿌리가 산소 부족으로 죽는 경우는 세 가지입니다.

  • 침수: 토양 공극에 물이 참
  • 답압: 땅 표면이 다져져 통기가 막힘
  • 매몰: 흙에 깊이 묻힘

흡수근이 죽으면 물 부족처럼 시드는 증상이 나타나고,

배수나 흙 파내기를 해도 회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응 구조로는 지상 호흡근과 뿌리 내부 통기조직(aerenchyma, 에어렌카이마)이 있습니다.

탐방객이 많은 숲길이나 치유 프로그램 장소는 답압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빛 — 양수와 음수

빛은 광량, 광질(파장), 광주기 세 가지 속성으로 숲 생물에 영향을 줍니다.

지구에 도달하는 빛에너지는 평균 1,360W/m²(태양상수)입니다.

내음성(그늘을 견디는 정도)에 따라 생존에 필요한 광량(전광 대비)으로 수종을 구분합니다.

  • 극음수(3% 미만): 주목, 개비자나무, 사철나무, 굴거리나무
  • 음수(3~10%): 전나무속, 너도밤나무, 서어나무속, 칠엽수, 솔송나무
  • 중성수(11~30%): 잣나무, 편백, 참나무속, 물푸레나무, 느릅나무
  • 양수(31~60%): 은행나무, 소나무속, 밤나무, 오리나무, 버즘나무
  • 극양수(61% 이상): 잎갈나무, 버드나무, 자작나무, 포플러

음수는 큰 종자에 에너지를 쌓고 뿌리 생장에 투자하며 호흡률이 낮고 잎이 오래 삽니다.

양수는 작은 종자에 얇은 날개나 털이 있어 트인 곳에 널리 퍼집니다.

한 나무 안에서도 잎이 다릅니다.

양엽은 책상조직과 엽록소가 두껍고 많으며 광보상점과 광포화점이 높고 내건성이 강합니다.

음엽은 얇고 적으며 광보상점과 광포화점이 낮고 광 효율과 내음성이 강합니다.

온도 — 높이와 계절이 정하는 광합성

  • 해발고도가 100m 오를 때마다 기온은 약 0.6℃, 광합성 최적온도는 약 0.9℃ 낮아집니다. 순광합성 최대 온도는 온대가 25℃, 고산이 13~17℃입니다. 고산 수목은 땅을 기거나 모여 자라고 수목한계선이 나타납니다.
  • 밤낮 기온차가 큰 가을에 식물의 순생장량이 가장 높습니다.
  • 저온순응한 수목은 영하의 온도와 서리에도 손상되지 않고, 고온(30℃)에서는 열충격단백질이 만들어져 생리작용을 보호합니다.
  • 가문비나무, 잎갈나무, 버드나무, 자작나무는 영하 80℃에서도 삽니다.
  • 엽록소 함량은 가뭄에서 9%, 고온에서 27%, 둘이 겹치면 49% 줄어듭니다. 기후변화로 가뭄과 고온이 함께 오면 피해가 훨씬 커진다는 뜻입니다.

강의 마지막 슬라이드는 가문비나무 '올드 치코'(약 9,500년)와 브리슬콘소나무 '므두셀라'(약 4,850년)였습니다.

극한의 온도와 물 부족, 척박한 땅을 견디며 수천 년을 산 나무들입니다.


마치며 — 숲은 관계망이다

이번 강의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숲은 나무의 집합이 아니라, 수많은 생물이 서로, 그리고 환경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만들어 가는 살아 있는 관계망입니다.

현장에서 나무를 가꾸는 임업인에게도 의미가 큽니다. 묘목을 심고 풀베기와 솎아베기를 하며 경쟁을 조절하고, 뿌리 곁의 균근과 질소고정균을 떠올리고, 과습, 건조, 답압이 뿌리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면 나무를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산림치유지도사로서도 피톤치드와 숲의 효과를 설명할 때 근거와 한계를 함께 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핵심 요약

  • 상호작용은 자원 확보 과정에서 일어나는 기능이며 진화의 원동력입니다. 생물 간 상호작용과 환경 상호작용이 함께 생물의 분포와 풍부도를 정합니다.
  • 상호작용 기호: 경쟁(−,−), 포식(+,−), 기생(+,−), 상리공생(+,+), 편리공생(+,0), 편해공생(−,0), 중립(0,0)
  • 경쟁배제: 같은 자원을 쓰는 종은 같은 장소에서 공존하지 못하며, 생태지위 분화와 자원 분할로 경쟁을 피해 공존합니다.
  • 종내경쟁은 자기솎음으로, 종간경쟁은 C-S-R 전략으로 이어집니다. 풀베기와 솎아베기는 경쟁을 관리하는 일입니다.
  • 에너지는 영양단계를 오를 때마다 5~20%만 전달됩니다(먹이그물, 영양 피라미드).
  • 질소고정균은 질소를, 균근균은 인산과 수분을 공급하고, 식물은 탄수화물을 내줍니다. 셋이 함께하는 삼자공생이 효과적입니다.
  • 식물은 기존적·유도적 방어로 기생과 포식에 대응하며, 이 과정에서 공진화가 일어납니다.
  • 피톤치드는 식물의 자기방어 물질이며, 모든 병해충을 막는 것은 아니고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조건에 따라 다릅니다.
  • 물은 증산으로 95~99%가 나가고, 침수·답압·매몰은 뿌리 산소 부족을 부릅니다. 빛은 양수·음수, 온도는 고도와 계절에 따라 적응이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