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루시아가 묘목밭에서 혼자 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혼자서 몇 시간씩 풀을 뽑으면 심심하지 않아요?” 누군가 물으면 루시아는 빙긋 웃었습니다.
그들은 묘목밭이 얼마나 시끄러운 곳인지 몰랐습니다.
나팔꽃은 뽑히면서 늘 소리쳤습니다. “아, 쫌!!!!!! 제발 우리도 좀 봐줘요!”
그러다가 루시아가 손을 놓지 않으면 슬쩍 협박도 했습니다.
“오늘 저를 뽑으면 내일 제 사촌들이 잔뜩 올라올 겁니다!”
닭의장풀은 파란 꽃을 흔들며 외쳤습니다.
“예쁘다면서 뽑는 사람이 어디 있어욧!”
두릅은 나팔꽃에 목이 감긴 채 중얼거렸습니다.
“쟤들이 친구인 줄 알았어요ㅠㅠ.”

햇님은 너무 뜨거우니 살짝 덜 덥게 할 수 없냐고 부탁하면 차분하게 설명했습니다.
“궤도와 거리는 제가 바꿀 수 없어요.”
바람은 필요할 때마다 늦게 나타났습니다.
오는 길에 산 너머에서 조금 놀다 왔어요 ^^.
” 풀들은 나의 작물 곁에 바짝 붙어 온갖 아부를 늘어놓았습니다.
“우리는 두릅의 친구예요.
” “햇빛도 가려주고 외롭지 않게 해줄게요.”
하지만 며칠 뒤면 두릅보다 더 크게 자라
햇빛과 물과 양분을 차지하며 자신의 왕국을 넓혀갔습니다
. 루시아는 그런 풀들에게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나도 너희를 예뻐해. 하지만 이곳은 아니야. 너희와 두릅은 함께 클 수가 없어.”

그리고 때로는 풀을 뽑으며 세상 사람들을 떠올렸습니다
힘 있는 사람 곁에 바짝 붙어 친한 척하고,
도움을 주는 척하면서 자신의 이익과 높은 자리를 먼저 차지하는 사람들.
루시아는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묘목밭이나 사람 사는 세상이나 비슷한 데가 있구나.”
그러다 또 웃었습니다.
나팔꽃 하나를 뽑다가 정치판까지 생각하는 자신이 우스웠기 때문입니다.

루시아의 묘목밭에서는 매일 동화가 태어나고,
소설이 이어지고, 철학 토론과 풍자극이 벌어졌습니다.
루시아는 풀을 뽑으며. 풀 한 포기에도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햇살 한 줄기에서도 대답을 들을 수 있답니다.